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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비뉴 조지 생크 10번지는 발렌시아가 하우스의 역사적인 장소다. 디자이너 크리스토발 발렌시아가(Cristóbal Balenciaga)가 1937년 살롱과 아틀리에를 열고 1968년까지 작업한 공간이자 지난해 뎀나가 쿠튀르의 귀환을 선언하며 50번째 컬렉션을 선보인 곳이다.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이곳은 쿠튀르 스토어로 낙점되어 컬렉션의 일부를 판매한다. 뱅앤올룹슨의 스피커 백을 비롯해 미니어처 도자기 조각상, 캔들 등 독점적인 오브젝트 라인을 만날 수 있다.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월요일과 토요일은 예약제로 운영된다.
BALENCIAGA COUTURE STORE 10 Avenue George V 75008 Paris, FRANCE

쇼의 음악은 런웨이 모델들이 손에 들고 있던 ‘스피커 백(Speaker Bag)’을 통해 흘러나왔다. 이 하이브리드 백은 기능적으로 핸드백의 역할과 더불어 휴대 가능한 뱅앤올룹슨의 최첨단 사운드 시스템을 갖추었다. 18시간 배터리와 멀티포인트*를 지원하며 20피스 한정으로 선보인다.
*멀티포인트(Multi-point): 한 번에 2개 이상의 블루투스 기기에 연결되는 기능.

©BRUCE GILDEN
두아 리파, 킴 카다시안, BFRND, 나오미 캠벨, 배우 니콜 키드먼과 넷플릭스 리얼리티 쇼 〈셀링 선셋(Selling Sunset)〉의 스타 크리스틴 퀸까지. 프런트 로를 장식한 셀럽 리스트가 아니다. 발렌시아가의 쿠튀르를 입고 런웨이를 유영한 모델들이라는 사실!


52번째 룩인 실크 태피터 드롭 드레스를 입고 등장한 모델 다니엘 슬라빅. 1964년부터 발렌시아가 하우스의 모델이자 뮤즈였던 그녀가 1968년 마지막 쇼 이후 오랜만에 발렌시아가 런웨이에 복귀했다. 그것도 하우스 모델 시절 입었던 드레스를 오마주한 룩을 입고! “무슈 발렌시아가는 진실하고 관대하며 언제나 친절했어요. 뎀나를 처음 만났을 때도 비슷한 감정을 느꼈죠. 특히 그가 무슈 발렌시아가에게 경의를 표한다는 사실이 저를 감동시켰습니다.” 반세기 만에 발렌시아가의 쿠튀르 모델로 돌아온 그녀는 여전히 우아하고 아름다웠다.

금속 조각들은 정교하게 마감된 자수 기법을 통해 특별한 질감과 효과를 연출한다. 트롱프뢰유* 트위드는 실크 오간자와 저지 리본 사이에 시퀸과 비즈를 엮어 약 1백15일에 걸쳐 완성했고, 크리스털 비즈로 장식한 피시넷 가운, 시퀸 드레스, 비즈로 제작된 진은 장인들이 수천 시간 동안 한 땀 한 땀 수작업한 결과물이다.
*트롱프뢰유(Trompe-l’œil): 눈속임 기법.

인조 모피는 몇 주간의 프로그래밍과 고화질의 사진 매핑 과정을 통해 제작되었다. 32번 룩인 레오퍼드 코트의 경우 5백 시간의 핸드 터프티드* 기법을 활용하여 1백50킬로미터의 실로 구현되었다.
*터프티드(Tufted): 바탕이 되는 천에 다른 파일사를 수놓아 꿰매고, 실을 루프 모양으로 길게 표면에 내어 커트하여 만든 직물.

여성의 전유물이던 코르셋이 남성 상의에 적용됐다. 또한 발렌시아가의 Fall 22 광고 모델이기도 한 노르웨이 모델 인티 왕(Inti Wang)은 핑크 컬러와 거대한 실루엣이 돋보이는 크리놀린 스타일의 볼가운을 입고 당당하게 워킹했다.


“주템므(Je t`aime)…” A.I.가 사랑의 시를 읊조리며 쇼가 시작됐다. 내레이션의 주인공은 바로 프랑스 뮤지션 BFRND. 페이스 마스크 없이 처음으로 등장한 39번 룩의 주인공인 그는 뎀나의 연인이자 뮤즈다.

룩 전반에 활용된 페이스 실드(face shield)는 메르세데스-AMG F1 어플라이드 사이언스(Mercedes-AMG F1 Applied Science)에서 제작한 것으로 폴리우레탄 코팅이 더해진 아이템이다. 공기의 역학적 특성인 에어로다이나미즘(Aérodynamisme), 안개 방지 능력, 통기성은 수개월간의 테스트를 통해 개발된 것.

컬렉션 오프닝의 스쿠버 보디수트부터 쇼의 전반부에 등장한 네오프렌 소재는 크리스토발 발렌시아가를 위해 발명된 상징적인 원단, 가자르의 현대적 버전이다. 그리고 이 모든 룩은 3D 프린팅 패딩과 잠수복에서 영감을 받은 지퍼로 마감되었다.

집업 후드, 스웨트팬츠, 빈티지 데님 재킷과 스커트, 트렌치코트 등. 뎀나는 자신의 장기인 스트리트 웨어를 오트 쿠튀르 버전으로 매시업해 하우스의 유산을 더욱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티셔츠 또한 예사롭지 않다. 저지 소재에 알루미늄을 접목해 가공했을 때 모양을 잡아줄 수 있는 완전히 새로운 패브릭으로 선보였다.

컬렉션의 25% 이상이 업사이클링 아이템으로 구성되었다. 빈티지 보머 재킷, 파카, 카 코트, 진은 해체되고 재조립되어 새로운 구조의 룩으로 탈바꿈했다. 빈티지 벨트와 지갑은 정교한 패치워크의 요소가 되었으며, 앤티크 손목시계는 주얼리로 재탄생했다. 룩 16번, 48번 드레스의 우아한 깃털 장식은 심지가 있는 오간자 혹은 잘려 나온 실크 소재를 활용해 만들어졌다는 사실.




발렌시아가 쿠튀르의 VIP는? 쇼와 디너에 참석한 그들의 데이 & 나이트 룩!
DAY (왼쪽부터) 루카 사바트, 파이 카드라, 에밀리 라타이코프스키, 아녹 야이, 알렉사 데미, 씨엘, 트레이시 엘리스 로스.







피날레 모델 아조크 마델(Ajok Madel)이 쓴 환상적인 베일과 웨딩가운은 아카이브 디자인에서 고안한 것으로 2백50미터의 다양한 튤로 완성되었다. 7천5백 시간의 자수 공정, 25종류의 금속 조각, 7만 개의 크리스털, 8만 개의 실버 나뭇잎, 그리고 20만 개의 시퀸을 포함한 비즈가 이 룩에 사용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