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안국역 4번 출구에서 도보로 3분 거리, 아라리오 뮤지엄 인 스페이스와 창덕궁 맞은편에 위치한 로얄창덕궁빌딩과 가든타워. 어깨를 맞댄 두 사람처럼 나란히 서 있는 이 빌딩들은 1960~70년대 지어졌다. 한국 근대화 시기에 지어져 반세기 동안의 역사와 흔적을 간직한 건축물인 것이다. 현대에 이르러 오히려 새롭고 유니크하게 느껴지는 이 두 빌딩에 힙한 카페와 편집숍이 들어선 것이 하나도 이상하지 않다.




가든타워 ➊층 | 슬로우스테디클럽 4호점 살롱(안국점)
2014년 서울 삼청동에서 출발한 감도 높은 편집숍 슬로우스테디클럽은 지난 2월 18일, 1호점인 삼청점을 가든타워 1층의 4호점 안국점으로 옮겼다. “오래된 건물이지만 특유의 단단하면서 투박함이 가지는 비례와 균형미”, “고딕체로 가든타워라는 문구가 건물 외관에 크게 표기되어 있는 것” 등을 가든타워의 매력으로 꼽은 이들이 6년 동안 본사 오피스와 스튜디오로 사용하는 건물 내에 새로운 숍을 만든 것. 초심으로 돌아가 고객과의 소통의 기회를 넓히고, 패션과 음악, 건축, 가구 등 문화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매장의 타이틀도 ‘살롱’이라고 지었다. 내부 공간에는 김환기 화백의 그림, 르 코르뷔지에의 LC2, 비초에의 620 소파 등이 자연스럽게 놓여있다. 슬로우스테디클럽이 지향하는 스타일인 ‘타임리스’가 가든타워에서 더욱 빛난다.
인스타그램 @slowsteadyclub



가든타워 ⓬층 | 레몬서울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면 마치 과거로 시간 여행을 온 것 같다. 창 너머로 보이는 창덕궁도 색다른 분위기를 만드는 데 한몫을 한다. 빈티지 마니아의 성지, 레몬서울은 빈티지 턴테이블, 카세트 플레이어 같은 음향 기기를 중심으로 게임기와 전자시계 등 여전히 흥미로운 레트로 가젯을 판매하는 숍이다. 현재 단종되었을 뿐만 아니라 빨강, 노랑, 초록, 도전적이고 과감한 색상이 돋보이는 제품들이 많다. 레트로한 디자인의 제품을 단순한 오브제가 아닌 일상에서 진짜 사용하며 누릴 수 있다는 사실이 반갑다. 레몬서울은 인스타그램 DM을 통해 예약 방문만 가능하며, 판매하는 제품들은 인스타그램에서 미리 확인할 수도 있다.
인스타그램 @lemon_seoul



로얄창덕궁빌딩 ➌층 | 숙희
부엌에서 보내는 시간을 좋아한다면 이곳도 분명 좋아할 것이다. 숙희는 앞치마, 면 거즈 크로스, 수세미, 행주 등 살림을 위한 아이템들을 판매하는 숍이다. 주인장이 직접 만들어 사용하던 물건들을 하나하나 다정하게 소개하던 것이 시작이다. 온라인에서 출발한 숙희의 첫 오프라인 매장이 지난해 6월 로얄창덕궁빌딩 3층에 오픈했다. 이곳에서 플라워, 도트 등 정감 가는 패턴과 패브릭 소재의 감촉을 직접 확인하고 구매할 수 있다. 환경을 생각해 키친타월 대신 행주를 사용해보기로 결심했다면, 가장 먼저 방문해볼 만한 곳이기도 하다. 참고로 숙희의 행주는 ‘김나영의 nofilterTV’에 김나영의 주방 찐템으로 소개되어 ‘김나영 행주’로도 유명하다.
인스타그램 @sookhee_official




로얄창덕궁빌딩 ➐층 | 텅, 비어있는 삶
로얄창덕궁빌딩 7층 전체를 다 사용하고 있는 텅과 비어있는 삶은 뷰 맛집으로 유명한 카페 겸 바다. 북쪽으로는 창덕궁과 인왕산이 보이고, 남쪽으로는 운현궁과 N서울타워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엘리베이터를 등 뒤에 두고 오른쪽이 카페인 텅, 왼쪽이 바(Bar)인 비어있는 삶이다. 카운터와 키친이 있는 텅에서 주문한 뒤 메뉴가 완성되면 이를 텅이나 비어있는 삶, 둘 중 원하는 공간에서 즐기면 된다. 커피와 논 커피 메뉴부터 맥주, 와인, 칵테일 등 다양한 음료가 준비되어 있으며 시즈널 디저트도 맛볼 수 있다. 우드 톤의 텅과 블랙 톤의 비어있는 삶, 각각 공간 콘셉트가 확실하고 계절과 시간에 따라 창 너머로 보이는 풍경이 달라 언제 가도 색다른 느낌을 준다.
인스타그램 @tung_seoul, @beer_in_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