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은 화장품 용기의 변화가 큰 역동의 시기였다. 그 중 종이는 플라스틱 사용을 압도적으로 줄이는 친환경 소재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화장품 용기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내부 플라스틱 코팅으로 내구성을 높여야 하기 때문에 재활용이 쉽지 않다. 또한 제지산업은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6대산업군 중 하나이며 지구에서 하루에 사용하는 종이를 생산하는 데 1천2백만 그루의 나무가 필요하다. 최근 한국콜마는 이러한 산업의 문제를 보완한 새로운 종이 용기를 개발했다. 돌로 만든 미네랄 페이퍼는 채석장이나 광산에서 버려지는 석회석을 재활용하며 표백 공정이 필요 없고 종이로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수질을 오염시키지 않는다. 무엇보다 삼림을 파괴하지 않는다는 것이 장점이다. 하지만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소량의 플라스틱이 사용된다. 아직 완벽한 친환경 용기라고 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있지만 지속가능성을 생각하는 노력이 계속된다면 언젠가 칭찬받는 결과물이 탄생하지 않을까?
산업 전반에서 에너지 연소로 발생되는 배기가스를 재사용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뷰티 산업에서는 산업용 배기가스를 활용해 만든 향수가 등장했다. 구찌 뷰티의 알케미스트 가든 컬렉션으로 선보이는 ‘웨어 마이 하트 비츠’는 업사이클링 알코올을 100% 담은 최초의 향수다. 향수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알코올은 보통 사탕수수에서 채취하는데 배기가스를 업사이클링 해 사용하면 작물을 키우는 과정에서 사용되는 물과 농지 등을 절약할 수 있다. 또한 자연 발효 공정을 사용하기 때문에 에너지 소비가 적다. 현재 원료가 되는 배기가스는 중국 내 대규모 산업시설에서 공급받고 있으나 원료 수급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위해 유럽의 공장과의 협업을 고려하고 있다.
Gucci Beauty 웨어 마이 하트 비츠 EDP 46만5천원.
전 세계적으로 식품, 의약품, 화장품 등 많은 분야에서 동물실험을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동물대체실험이 도입되고 있다. 동물대체실험은 살아있는 동물 대신 사람의 세포 배양 모형, 인공조직, 컴퓨터를 이용한 시뮬레이션으로 인체 안전성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화장품 업계도 동물대체실험 발전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기 위해 올 2월, 화장품 안전국제협력기구 ICCS(International Collaboration on Cosmetics Safety)를 설립했다. ICCS는 동물실험 없이도 인체에 안전한 화장품을 만들고 동물대체실험 연구를 지원하며 아직까지 미흡한 동물대체실험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데 협력한다. 궁극적으로 모든 화장품 관련 기업과 연구소에서 동물실험을 중단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샤넬, 로레알, LVMH, P&G, 시세이도 등 다수의 글로벌 기업과 연구협회, 동물보호 단체가 속해있으며 지난 7월, 아모레퍼시픽도 합류했다. 업계 큰손들이 손을 맞잡은 만큼 동물대체실험에 대한 인식 변화와 기술 발전이 빠르게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