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센스(SSENSE)의 리드 에디터가 하는 일은?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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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센스(SSENSE)의 리드 에디터가 하는 일은?

첫 직장이 평생 간다는 말은 이 시대에도 유효할까? 자신의 커리어를 180도 전환한 여성들의 용감한 직업 탐색기.

BAZAAR BY BAZAAR 2024.01.06
 스스로를 테크회사라 부르는 에센스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엿본 남현지는 서울에서의 패션 에디터 생활을 그만두고 몬트리올로 이주했다.

스스로를 테크회사라 부르는 에센스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엿본 남현지는 서울에서의 패션 에디터 생활을 그만두고 몬트리올로 이주했다.

 

글로벌 플랫폼으로 떠난 패션 에디터

에센스 한국 콘텐츠 팀 리드 에디터 남현지  
 
에센스(SSENSE) 리드 에디터로 어떤 일을 하고 있나?
에센스는 문화, 커뮤니티, 쇼핑, 패션을 통합한 글로벌 플랫폼이다. 2021년 에센스에서 한국어 서비스를 론칭한 이후 조인했다. 업무 범위는 굉장히 다양하다. 한국어에 관련된 모든 일이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웹사이트, UX, UI 카피부터 고객지원과 같은 CX 카피, 이메일 뉴스 레터, 브랜드 페이지의 설명 등을 다룬다.
패션 에디터로 일하다 에센스 입사를 계기로 몬트리올로 이주했다.
우연히 에센스 웹사이트의 채용 공고를 보게 되었다. 사실 그때 재택근무가 가능하다고 해서 한국에서 일할 수 있는 줄 알고 지원했다. 영문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업로드했고 HR팀에서 연락을 받은 후 화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몬트리올로 직접 가야 한다는 건 채용 진행 과정에서 알게 되었다.(웃음)
당시 일과 삶에 관해 어떤 고민을 하던 시기였나?
수석 에디터(시니어 패션 에디터)로 승진했을 때였다. 회사에 처음 들어왔을 때와 비교하면 화보 찍을 기회도 많아졌고 커버 촬영에 참여할 수도 있었다. 일하고 싶은 모델, 포토그래퍼, 헤어, 메이크업 스태프들과 원없이 일할 수도 있었고 셀럽 촬영도 정말 많이 했다. 몸은 편해졌고 주변에서 칭찬도 많이 받았는데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당시 해외 매체에서도 종종 촬영 의뢰가 왔는데 외국 클라이언트나 PR팀과 소통하고 뭔가를 만들어낼 때 더 뿌듯함을 느낀다는 걸 깨달았다. 그즈음 글로벌 회사 채용 공고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내가 가진 이력을 이어나갈 수 있는 채용이 많지는 않았다.
해외에서 일하며 살아보고 싶은 로망은 누구나 한번쯤 품는다. 동시에 두려움도 크다.
몬트리올로 이주하는 건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다. 해외에서 공부하고 일하며 살고 싶다는 호기심은 패션위크 등 해외 출장을 통해 많이 해소되었다. 한국에 있는 다수가 느끼겠지만 당시 모든 에너지가 서울로 집중되는 분위기였다. 그 어느 때보다 서울 패션 신에 기회가 많아 주변 모두가 “물들어 올 때 노 저어야 한다”는 말로 자기 일에 집중하던 시기였다. 이제 막 한국이 주목받는 시기에 시차가 반대인 몬트리올에 살아야 하다니! 심지어 캐나다에 가본 적도 없었다.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가족과 친구들을 떠나 타지에서 고생해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인생은 기니까 언제 가보겠냐는 생각으로 비자를 준비해 결국 몬트리올로 향하게 됐다.
 
 글로벌 패션 플랫폼으로 커리어를 전환하는 경험은 사고를 확장하는 계기가 됐다.

글로벌 패션 플랫폼으로 커리어를 전환하는 경험은 사고를 확장하는 계기가 됐다.

 
패션 에디터로 일하면서 얻은 가장 큰 자산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멀티태스킹과 문제 해결 능력. 현재 회사에서도 가끔 급하게 처리해야 하는 ‘ad-hoc’ 업무나 갑자기 일이 몰리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매거진에 재직하던 시절에 비하면 업무 강도가 정말 낮은 편이다. 어떤 업무가 주어져도 평온한 마음 상태를 유지하는 편이다. 패션 에디터가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직업인데 그때 형성한 커뮤니티와 인맥이 지금 일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최근 K팝 스타일리스트 4인 인터뷰(김영진, 박민희, 지은, 박안나)를 진행했는데 모두 예전에 직접 일을 해본 사이이고 그들의 커리어 스토리를 알고 있어 한결 수월하게 기사를 쓸 수 있었다. 회사에서 이들을 어떻게 섭외했냐고 놀라더라.
이직 후 부단히 노력했던 부분이 있다면?
100% 재택이다 보니 굳이 오피스로 출근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몬트리올에서 재택할 거면 뭐하러 여기까지 왔나 싶어 일주일에 몇 번이라도 회사에 가 다른 부서 동료들과 커피도 마시며 교류하고 회사가 아닌 다른 곳에서도 친구들을 만나려고 한다. 로컬 아티스트 친구들과 어울리며 그들의 시각에서 몬트리올을 바라보는 건 또 다르더라. 서울에 오랫동안 살면서 쌓은 커뮤니티나 인맥을 몇 년 만에 만들 순 없겠지만 스스로에게 부담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많은 사람들과 교류하려고 노력한다.
서울, 그리고 한국이 그 어느 때보다 주목받고 있는 시점이다. 한국 패션 시장을 잘 이해하고 있는 한국인 에디터로서의 강점은?
한국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는 건 확실하다. 에센스에서 새로운 시즌마다 한국 브랜드를 바잉하고 있고 인기도 엄청나다. 한국이 단일 언어를 쓰다 보니 영어로는 나오지 않는 정보가 많다. 국내 브랜드의 과거 인터뷰를 찾아보려고 해도 한국어로만 검색해야 하니까.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친구들이 한국 브랜드에 대한 팩트 체크를 요청할 때도 있다. 최근 K팝 스타일리스트 기사 같은 콘텐츠는 자신있게 나만이 쓸 수 있는 기사였다. K팝의 과거 맥락부터 현재 흐름을 이해하고 K팝의 대표주자인 방시혁, 박진영 대표가 나온 〈유퀴즈〉 방송까지 찾아보는 사람은 회사에 내가 유일할 테니까.
커리어 전환을 꿈꾸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은?
피식대학의 오랜 팬이다. 그들이 백상예술대상 수상 소감에서 “이미 짜여진 틀에 맞지 않아 새로운 게임을 만들었다”라고 말한 적 있다. 요즘은 아예 새로운 길을 만들어갈 수 있는 시대다. 잘되는 패션 브랜드의 문법은 이미 달라진 지 오래고 브랜드뿐 아니라 모든 산업이 그렇게 변한 것 같다. 새로운 길을 가는 데 주저 없이 용기를 내보면 좋겠다. 물론 내 자신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다.
앞으로 어떤 일들을 더 해보고 싶나?
뉴욕 소호 휴스턴 스트리트나 파리 길가에서 광고를 볼 때마다 이런 광고에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해왔다. 현실적으로 당장 이룰 순 없겠지만 어렴풋이 계속해서 꿈꾸다 보면 언젠가 할 수 있지 않을까? 뮤직비디오에도 관심이 많다. 패션 학도들을 가르치고 싶기도 하다. 필드에서 일하는 사람이 가르치는 패션이 학교 수업에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내가 대학생일 때는 그런 배움이 부족했다. 어린 나이에는 누군가의 코칭과 말 한마디로 생각하는 게 바뀌고 더 성장할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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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에디터/ 손안나
    프리랜스 에디터/ 김희성
    사진/ 이우정, Lola Kingsley
    GRAFIK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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